가나안 농군학교 부족한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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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안 농군학교 부족한 25%

얼마 전 2박3일간 가나안 농군학교에 다녀왔다. 그곳에 남는 나의 기록은 가나안농군학교 특별과정 1561기 수료생이겠다.

언젠가부터 음료광고 탓에 무언가 만족스러움을 이야기하기에는 약간의 미흡함이 있는 경우, 2% 부족하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농군학교는 2%가 아니라 25%가 부족한, 만족스럽지 않았음을, 그 공동체의 취지와 명성에 비추어서는 실망스러웠음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부족한 25%는 강한 집착 때문에 변화된 무엇을 놓침으로 인해 생긴 간극이겠다.

시대가 변했다. 공동체가 아닌 개인이 중심이 되었고 국가보다는 가족이 내가 중요시 되었다. 개인주의와 허무주의가 난무하는 요즘 공동체와 나눔은 더 이상 아무런 감동도 주지 않는다. 가나안 농군학교에선 근로와 봉사와 희생을 이야기하고, 근검 절약을 이야기한다. 근로, 봉사, 희생은 우리의 삶을 복되게 하고 근검절약을 통해 낭비를 줄이고 여기서 발생한 잉여로 목마르고 주린 자들에게 해갈과 배부름을 줄 수 있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요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우리가 하는 질문은 “왜?” 이다. 왜 나의 삶이 아닌 우리의 삶을 복되게 해야 하는지, 왜 나의 것을 줄여서 누군가의 목마름과 주림일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다. 당장 눈앞의 굶주림을 해결해야했고 인구 대부분이 농민이었던 시절에 공동체에서 이탈된 개인을 상상할 수 없었기 때문에 농군학교 설립시기에는 이런 질문이 필요 없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왜?’라는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면 그저 그런 좋은 이야기 중에 하나일 뿐이다.

신문과 방송 늘어나는 매체들에서, 손가락 두 번만 누르면 열리는 광활한 인터넷 도처에 좋은 이야기는 널려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들은 좋을 뿐이다. 그이상도 그이하도 아닌 좋은이야기일 뿐이다. 우리의 삶의 방향을 바꾸지 못하고, 더 나은 변화에 대한 상상도 심어주지 못한다.

‘왜?’라는 질문의 답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가나안 농군학교는 50년동안 정신! 개척!을 외치며, 매일아침 5시에 일어나 구보를 하고 4시간 일을 마친 후에 한끼씩 식사를 하고 10시에 잠이 든다. 그들이 살아가는 삶의 방식과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가나안 농군학교는 그들의 교육을 통해 의식이 변화되기를 기대하지만 실제 사람들에게서의 가나안은 박물관처럼 인식된다. 가난을 극복해야만했던 시간들을 경험하는 박물관 같은 곳 말이다.


가나안 농군학교의 2박 3일 교육과정은 뚜렷한 목표없이 진행된다. 그저 피상적이고 뜬 구름잡는 그저 좋은 이야기들로 구성되어있고, 이곳에서 얻어가는 것은 피교육자의 몫이라고 한다. 지난 시간의 명성에 기대어 유지되려고하는 순진하고 무책임한 발상이다. 가나안이 지난 5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시간들을 기약함에 있어 지켜야 하는 가치를 이야기하고 변해가는 사람들에게 검소함과 나눔의 가치를 심어주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부분을 돌아보고 고민해야 할 것이다.

2007/07/02 14:39 2007/07/02 14:39

4 Comments (+add yours?)

  1. 백민호 2007/08/11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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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민호 2007/08/11 01:38

      이 글, 내용이 매우 좋아 저희 학교 홈페이지에 올리겠습니다 ㅎㅎ;.. 저희도 여기를 다녀왔거든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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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김윤경 2007/08/13 16:44

    본인이 부족해 가나안의 큰 교육을 이해 못했음을 알기 바래요.
    지나친 자기 과신의 결과 이기도 하겠지요...
    님과 같은 기수는 아니지만 적어도 저와 함께 했던 모든 동기생들은 한 가슴 벅찬 감동과 결심을 갖고 나올 수 있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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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배재윤 2007/08/19 12:25

    상대방을 나의 기준으로 쉽게 평가 할순 없는겁니다. 제가 보기엔 부족함을 느낄수 없는 글이 었는데요. 다만 교육을 통해 얻는 생각의 차이는 강요할수 없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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